수필

신 용

청계 양태석 2013. 6. 28. 13:25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신용(信用)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신용을 소홀(疏忽)하게 해서 인생을 망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사람들이 신용을 가볍게 생각해서 평생을 망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요즈음처럼 사기(詐欺)꾼 많고 거짓말 밥 먹듯이 하는 시대에도 신용은 중요할 뿐 아니라 삶의 비중이 크다 하겠다.

지난달 지인으로부터 내가 소장하고 있는 그림을 자기가 팔아 주겠다고 빌려간 일이 있다. 약속한 날짜에 그림이 팔리지도 않았고 그림을 돌려주지도 않았다. 독촉을 받고서야 그림 한 점을 남겨둔 채 그림이 돌아온 것이다. 나머지 한 점은 팔렸다고 했다. 약속한 날짜에 판매가 성사되지 않았으면 약속대로 안 되어 미안하다는 전화를 해서 양해를 구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이다. 그러나 약속을 어긴 측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매매가 성사되었다는 그림 한 점 값도 쉽게 주지를 않았고 이리 핑계 저리 핑계하면서 약속을 어겼다. 나는 다시는 그 사람을 신용할 수 없으며 거래할 수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그 사람과는 거래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화랑 가에서는 수천 수억대라도 신용으로서 주고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신용이 없으면 작은 액수의 물건이라도 선뜻 내어주지 않는 것이 상례이다.

개인 간에만 신용도가 있는 것이 아니고 국가 간에도 신용등급이 있다. 국가 간 신용 등급에는 A, B, AAA, BBB, AA+, B+, BBB- 까지 있다. 개인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신용 등급이 있다. 나는 신용을 잃지 않기 위해서 노력할 뿐 아니라 실제로 신용을 지키기 위서는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설령 친한 친구라 해도 또는 형제간이라 해도 신용은 매우중요하다. 심지어 부부간에도 신용은 중요한 것이다. 가족 간에도 신뢰가 없으면 아무런 일도 성취하기 어렵다.

내가 알고 있는 지인은 지방에서 동창회 총무를 하다가 회의 공금을 사취하고 서울로 이주를 했다. 지방에서 서울에 도착하기도전에 동창들에게 전화를 해서 K가 돈을 떼어먹고 서울로 갔으니 조심하라고 지인들에게 연락을 해놓은 상태였다. 서울에 도착해 지인들에게 전화를 하니 아무도 반기는 사람이 없었다. 그 사람은 서울에서 버티지 못하고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야 하는 괴로움을 받았다.

나는 신뢰를 바탕으로 해서 남에게나 나를 편안하게 하는 동시에 말이나 계약서를 쓴 것이나 같은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말은 구두(口頭)로 계약하는 것이고 말에서부터 신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뢰를 바탕으로 많은 이득을 보는 것은 물론이고 인격적으로 인간대우를 받게 되는 것이다. 개인이나 국가는 신용을 바탕으로 해야 매사를 튼튼히 할 수 있고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신용은 평화의 근본이며 행복의 원천이다. 따라서 신용을 바탕으로 살아간다며 삶의 화자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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