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인터넷 산소

청계 양태석 2014. 2. 5. 11:12

사람이 하늘로 가는 길목에 인간이 마련한 인터넷 산소가 있다는 것을 얼마 전에 알았다. 우리의 전통은 생장(生葬)으로 산소를 만들어 대대로 자손의 성묘를 받고 세월이가면 묘사(墓祀)를 지내는 것이 관례로 되어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장례방법이 유행하고 있다. 장례에는 생장(生葬), 화장(火葬), 수장(水葬), 풍장(風葬), 수목장(樹木葬)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가장(家葬)이 생기고 있다. 가장은 화장한 유골을 1000도 이상 고온으로 보석 같은 구슬로 만들어 단지에 보관하여 집에 모시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인터넷 산소(山所)가 생겼다고 하니 정말로 기가 막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인터넷 신소는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에도 생길 것 같다. “천국으로 이사를 도와 드립니다.” 유물정리회사의 광고인 듯하다. 참으로 생경한 언어이다. 현대사회는 하루가 멀다 하고 모든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이제 천국으로 가는 길을 도와드린다는 아이디어로 돈벌이를 하는 것은 새로운 문화가 나타난 것이다. 참으로 기가 막히는 아이디어이지만 천국으로 가는 사람을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돈벌이를 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현대사회는 사후세계를 준비하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그 사정을 아는 상조회사가 사후처리를 책임지는 방법으로 독신자들을 유혹하여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장례절차와 매장 장소나 보통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모든 문제를 대행해서 처리하는 회사가 생긴 것이다.

한국의 상조회사는 무수히 많이 생겼고 대형 상조의 부도덕한 장사가 방송에 보도되는가하면 사기 사건도 속출하고 있다. 상조회사가 대형병원과 짜고 장례 상품을 10배 가까이 폭리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주고받는 이권은 이미 도를 넘고 있다.

돈이 좋다는 자본주의 속성은 모르는바 아니지만 사람이 하늘로 가는 길목에서 보내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인간이 마지막 가는 길을 도와주는 것은 정말로 인간적인 일이지만 하늘 길을 이용해서 돈벌이를 하는 것은 왠지 마음에 걸린다.

요즈음은 묘지 없애기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 와서 화장 문화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가족 묘지나 납골당이 곳곳에 세워지고 있다. 수목장이나 수장도 가끔은 볼 수 있는 장례법이다. 묘소가 자연을 해친다는 이유로 묘지자체를 없애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미래 나라를 위해서 바라직한 일이다.

사람이 사는 동안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으나 죽는 문제는 매우 어렵고 중요하다. 고희를 지난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죽음을 생각하고 사후처리를 고민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죽음을 편안하게 하고 싶고 사후 처리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살면서 죽은 후의 일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죽음도 오복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산소는 후인들 몫이니 사는 동안 사후까지 생각하는 것은 과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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