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착각(錯覺)

청계 양태석 2013. 5. 23. 11:35

사람들이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착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착각은 나름대로의 역할을 해서 유익하기도하고 착각이 때로는 인생을 망치는 경우도 있다. 착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며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성관에도 남자들의 착각과 여자들의 착각은 다르다. 남자는 자기가 남자답고 잘 생겼으며 능력 있는 사나이로 장래가 보장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착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여자들이 자기를 좋아할 수 있는 최적의 남자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여자들은 자기가 배우처럼 예쁘고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으니 남자들이 자기를 사귀면 참으로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조건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착각에서 벗어나 자기를 바로 보는 판단력을 가지는 것은 어려우며 많은 경험을 통해서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어 있다. 사람들이 나이 들면서 자기가 착각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분야에서도 특히 예술작가들의 착각은 매우 심하다. 보통 사람들 보다는 자기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자기우월 때문에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나 자신도 그림의 재능이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우(愚)를 범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 중의 한사람이다. 1개월 전 중국 황산을 다녀왔다. 고희를 넘긴 나이를 잊고 젊은 사람들과 같이 무리한 등산을 강행하여 피로가 쌓인 상태로 귀국 후 강원도 스케치 여행을 했다. 실로 어리석은 착각은 나는 아직 젊은 사람들과 같이 움직여도 괜찮을 것이라는 착각을 했기 때문에 감기몸살이 덮쳐 그야말로 저승 문 앞까지 갔다 온 일이 있다.

남북관계의 착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햇볕정책으로 많은 돈과 식량을 북에 무상으로 지원했으나 돌아온 것은 핵무기 위협뿐이다. 그들은 최근에 와서 입에 담기도 부끄러우며 모욕에 가까운 욕설과 협박을 일삼고 있다. 인도적 입장에서 무조건 도와주면 동포애로 우리와 협력할 것이라는 착각이 “무엇주고 뺨맞는다.”는 격이 되어버린 것이다.

개인의 착각은 개인으로 끝나지만 국가의 착각은 대단히 위험하다. 우리나라는 북한 김일성이 전쟁을 해도 승산이 있다는 착각으로 6.25를 일으켜 수많은 인명이 살상했으며 돌이킬 수 없는 동족상잔의 오점을 남겼다. 그리고 일본은 자기들의 국력으로 동남아제국을 점령하고 속국으로 만들어 타민족을 노예로 삼아 더욱 부강한나라로 만들어 보겠다는 착각은 큰 화를 자초했다. 그 결과로 원자탄을 얻어맞고 치욕적인 항복을 하는 결과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도 일본사람들의 착각을 종종 본다. 자기들의 역사를 미화하고 남의나라 침공을 숨기려는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어리석은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착각은 매우 심하다. 특히 건설업의 착각이 한건주의로 치달아 많은 재산을 부도내고 수많은 종업원을 거리로 내모는 일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5월17일 제2방송에 풀 하우스라는 프로에서 서상록 이라는 분이 나와서 자기는 착각 때문에 고려대학을 졸업했다는 말을 했다. 그 사람은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으로부터 “너는 천재야” 하고 한 번의 격려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공부를 열심히 했고 결과적으로 명문학교에 합격했다는 이야기는 재미있는 사례였다. 그는 학교에서 아이큐 검사를 해보니 80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공부는 못 할 거라는 생각을 했으나 천재라고 말해준 선생님의 말씀이 귀에 익어 늘 천재로 살았으며 그것이 착각이라도 팔자를 고쳐준 착각으로 여기며 잘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인간은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나 완벽한 것처럼 우쭐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성철스님께서 82년도 초파일 법문에서 “자기를 바로 봅시다.” 하셨다. 인간이 착각하지 않고 자기를 자기그대로 바로 보기란 매우 어렵다. 나 자신도 착각하고 살아왔으며 지금도 착각하면서 살고 있으니 이제부터라도 착각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