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삶과 죽음의 거리

청계 양태석 2013. 5. 23. 14:04

사람은 태어나면서 죽음을 약속받는다. 그리고 반드시 죽는 것이며 삶에서 죽음은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죽음의 순서가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인간의 명줄을 가지고 있는 신의 명령이 언제 내려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천년만년 살 것처럼 온갖 영욕을 다투면서 자기를 잊어버리고 살아가게 마련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남은시간이 얼마인지 아무도 모른다. 고관대작이나 서민이나 종교인이나 죄인이나 죽음에 대해선 아무도 마음대로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해서 70여년을 살아온 나로서는 참으로 요행이도 많이 살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존재의 의미라든지 생존의 가치라든지 하는 말들이 하나의 사치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현재가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다. 이 세상을 살아오면서 행복하게 살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았으며 지금도 탈 없이 살아가는 것이 곧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삶과 죽음의 거리는 짧다. 삶 뒤에는 죽음이 항상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인생이 삶의 여정에서 슬픔과 행복이 있으나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영양소가 있어서 존재자체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지나온 시간은 길고 남은 시간은 짧다. 그러나 즐거운 것은 나에게 사랑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내가하는 것이며 나의 권한이다. 나의 권한을 마음껏 즐기고 후회 없이 하면서 세월 속으로 흘러들어가는 삶의 여정을 아름답게 빚어가는 것은 오로지 자기 몫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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