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나잇값 하기

청계 양태석 2013. 8. 1. 16:22

사람이 나이 들면서 나잇값 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면 나잇값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흔히 나이든 사람이 지나친 잔소리를 하면 망령이든것 아니냐고 핀잔을 주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로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나잇값 좀하라고 충고를 받는다면 그것은 확실히 충격일 것이다.

나의 지인 한사람이 고향에 들렸다가 친구를 만나 막걸리를 거나하게 마시고 서울행버스를 탔다. 술이 취해서 약간의 잔소리를 하게 되었다. 세상을 원망하면서 자기 신세타령 등 옆 사람이 불편해 할 것을 잊은 채 무슨 말인지 자꾸만 틔어 나왔다고 한다. 그러자 동승부지의 젊은이로부터 “나잇값 좀 하세요”하고 충고를 받았다고 한다. 그 충고를 받으니 벼락을 맞은 기분이 들어 취했던 술이 확 깨버렸다고 했다. 그래서 그 사람은 혼자 나잇값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나이든 사람만 나잇값을 하는 것이 아니고 젊은 사람도 나잇값은 있다고 결론을 내었다고 한다. 서른이면 서른값 사십이면 사십값 오십이면 오십값 연령 별로 다 값이 있는 것이다.

나이 서른에 육십 인양 행세하면 그것은 제값을 하지 못하는 것이고 오십에 100세 인양 하면 그것은 노망이나 같은 것이다. 따라서 나이에 따라 그만한 나잇값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과연 나잇값을 하고 있는가 하고 생각해봤다. 곰곰 생각해보니 나잇값을 제대로 못한 경우가 많았다. 칠순을 넘긴 나이에 젊은이와 같이 해동한 일이 있으며, 나의 의견과 다르다고 젊은이에게 훈계하고 나무라는 등 교만을 부렸으며 상대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붙인 일이 있다. 지금 나는 분명 내가 잘못했다는 후회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지금 내가 서있는 무대는 그때의 무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면서 누구나 나잇값을 제대로 하고 살기는 어렵다. 나잇값을 조목조목 열거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분명 나잇값은 있는 것이고 어느 정도의 나잇값은 하고 살아야하는 것이다. 흔히 아이가 어른 같다느니 어른이 아이 같다느니 하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것은 분명 자기 나잇값을 못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인사동은 노인복지회관이 있는 곳이라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노인을 만나는 기회가 많다. 보통 노인들이야 이미 풀이 죽어 다른 사람과 다투거나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걔중에는 자신감 있고 패기가 남아 있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젊은이들이 공공장소에서 스킨십을 하는 것을 보고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고 꼭 한마디 던지고 간다. 서로 좋으면 남이 안보는 곳에 가서 하지 많은 사람이 보는데서 붙으면 예의가 아니지? 하면서 지나가자 그 젊은이는 늙으면 잔소리가 느나 바 ……. 하면서 저항했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공중도덕을 지키거나 뉘우치는 일이 적다. 자기들도 곧 늙어질 것을 모른다. 오로지 젊은 축복이 계속될 것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리 없이 흐르는 세월 앞에 장사가 없는 것이다. 나이 고희를 넘기니 지난세월이 쏜살같다는 생각이 든다.

 

웃기는 남자 .

50대 남자 사업한다고 대출받는 남자

60대 이민 간다고 영어배우는 남자

70대 골프 안 맞는다고 레슨 받는 남자

80대 거시기 안 된다고 비아그라 먹는 남자

90대 여기저기 아프다고 종합검진 받는 남자.

 

연대별 상품

10대는 신상품

20대는 명품

30대는 정품

40대는 기획 상품

50대는 반액세일

60대는 창고방출

70대는 분리수거

80대는 폐기처분

90대는 소각처리 등이다.

나이에 따라 변하는 인생의 값어치는 스스로 알아야 할 것이다. 누구든 나잇값을 해 가면서 살아가는 보람을 느끼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소각대상이 되도록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나잇값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급박한 세대차이가 나는 시대에 살면서 살 같은 세월 앞에 자기위치를 깨우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대로 순리를 따라 살아가는 것이 나잇값을 하면서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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